평면과 육면체의 경계선 상에서

박소영 (미술평론, 전시기획, 예술학박사)

 

 

육면체를 지향하는 평면작업에 몰두하는 박종규는 감각을 '사고화'하는, 즉 시각적 사고를 소유한 화가이다. 사진 위에 이물질을 붙이는 것에서부터 여러 양상의 전개도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업은 지속적으로 평면을 통해 입체를 지향하는 시각적 사고를 작가 스스로와 관람자에게 요구한다. 여섯개의 정방형 평면이 같은 배수로 완전한 평면 혹은 높낮이가 다르게 배열되는 수학적인 전개를 통하여 최대한의 효과에 도달하기 위해 최대한 절제된 형식으로 회화의 궁극적이고 논리적인 종착점을 발견하려는 듯하다. 이렇듯 그의 작업을 외향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면 미니멀 미술 작품에서 보이는 단순하고 평범한 형태에서 그 대상이 갖는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특성과 원활한 통일성을 감지하게 된다. 박종규의 평면작업은 솔 르비트의 끊임없이 반복되는 큐브 설치작업 개념과 외면적으로 유사하지만, 그러나 미니멀리스트가 지향하는, 대상이 어떻게 보여지기 보다는, 그냥 그 자체로 있는 그대로의 현존하는 물질이기를 원하는 비감성적인 사고를 거부한다. 전개도는 모듈방식(modularity)으로 전개될 육면체의 특성을 고스란히 보유한 채, 하나의 평면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우리 지각 조직망의 변형을 유발하는 놀이 개념을 내포하고 우리의 상상력을 유혹한다. 그러나 미니멀 미술과 그의 작업에서 반복성, 체계성, 조합은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특성이다.

 

 

 

일루저니즘의 탄생에서부터 그것의 탈피를 추구해온 모더니즘의 한계점인 미니멀리즘은 둘 다 역설적으로 수학적인 방법에 의한 지성의 추구와 연결되어 있다. 기하학에 근거한 원근법이 궁극적으로 인간중심사상을 표명하는 것에 귀결되어 있다면, 반대로 미니멀리즘은 절제된 기하학적 기본 형태에 사고나 인간의 심리적인 측면이 개입되지 않는 생명이 없는 물질, 즉 사물성을 강조한다. 박종규는 이러한 인간성과 사물성 두 측면을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작업의 레이트모티브인 전개라는 감성적인 유희개념을 도입한다.

 

 

 

사춘기 시절부터 사진 찍기를 좋아했던 작가는 사진 이미지가 과거에 멈추어져 있다는 사실에 불만을 느꼈다. 이 이미지를 현 순간으로 이행시키기 위해 기차역이 있는 거대한 풍경 사진을 실제 철도레일과 연결시키는 작업도 시도했다. 그의 '전개도' 작업도 궁극적으로 이 과거에서 현재로의 시간 여정을 여실히 반영하는 것이고, 그 안에 무궁무진한 흥미를 유발하는 작가의 유희개념이 제시되어 있다. 사진, 실리콘, 아크릴, 철판 등 다양한 물성의 놀이를 통해 결국 그가 추구하는 것은 물성 속으로 환원되는 시간성이다. 전시가 진행 중인 현재에서 전개도는 언젠가 미래에 육면체로 전환될 과정을 보여주고 있으며, 또한 육면체는 어느 순간 전개도로 전환되어버릴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시간개념은 과거에서 현재로, 다시 미래로 옮겨가는 통시성의 해체를 대변한다. 즉, 과거가 바로 현재이자 미래인 것이다. 여기서 시간의 직선적인 흐름을 거부하는, 과거와 현재 혹은 현재와 미래 사이의 경계선 상에서 유희하는 작가의 사고를 엿 볼 수 있다. 현재 상태보다는 무엇으로 되어질 진행과정에 묘미가 깃들어 있는 전개도는 안과 밖,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닫혀있음과 열려있음 사이의 변증법이 지속되는 판도라의 상자로 변모하면서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아크릴과 철재 작업을 통해 높낮이가 각각 다른 정방형 평면들이 겹쳐지고 드러나는 작업을 보여준다. 그는 이 재료들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서 아크릴 작업에서는 투명성과 중첩된 색상의 미묘함을, 철재 작업에서는 강철, 스테인레스 스틸, 알루미늄 고유의 재질감을 맛깔스럽게 살리는 조형성을 보여주고 있다. 오랜 시간 육면체 전개도라는 동일한 패턴을 유지하는 작품들 속에서 매번 새로운 에피소드를 가짐으로써 작품 하나하나의 개별성과 고유성이 존중된다. 작품 표면에 대한 지대한 관심은 작가로 하여금 아크릴판 위에 굵고 거친 붓 자국을 남기게 하고, 또 알루미늄 표면을 부식시켜 재질감에 변화를 준 후 역시 회화의 흔적인 붓 자국을 남기게 한다. 시간의 흐름과 멈춤을 가시화하는 물감의 물성은 그것의 침투를 완강히 거부하는 아크릴 표면 위를 스치듯 지나가고, 블루와 카드뮴 옐로가 조화를 이루며 겹쳐지고 투명과 반투명이 결합하면서 미묘한 시각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부식된 알루미늄 표면 효과에서도 역시 시간의 전이를 감지할 수 있다. 질산을 여러 겹 철재 표면에 덧칠하고 독한 화학성분이 표면을 적당히 잠식하는 순간을 절묘하게 포착하여 물로 행구는 과정을 통해서 부식을 인위적으로 중단하는 비술이 시행된다. 이 적절한 순간에 포착된 표면 위로 차량용 폴리코트가 발라지고 다시 붓에 적셔진 락카페인트가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표면의 미학이 전개된다.

 

 

 

한 곳과 한 시간에 머물기를 거부하고, 하나의 고정된 형상으로 벽면에 고착되기를 거부하는 박종규의 작업, 그것은 평면과 육면체 그 어느 것으로도 기울어지지 않아야 하는 긴장감과 더불어 그것을 즐기는 유희개념 안에서만 변화무쌍한 흥미를 유발할 수 있을 것이다.

On the Boundary between Plane Surface and the Hexahedral Form

 

So Young Park (Art Critic, Cutator, Dr.)

 

Jong Kyu Park, focuses on the plane surface work that heads for the hexahedral shape, is a painter who contemplates' senses. In other words, he thinks visually. From attaching foreign substance to photographs and ground plans has many aspects; his works constantly questions himself and his viewers, which leads toward objects through the plane surface. Mathematically unfolding six faced surfaces arranged to complete a plane with the same shape multiplied unevenly, these works are about to discover as much as possible an ultimate and logical destination within a temperate form in order to reach the greatest effect. Thus, when we look at his work of extroverted sides, we may perceive its concrete and objective features and amicable uniformity in simple and ordinary ways, which we know from minimal art. His work on plane surfaces is similar to Sol LeWitt's cube installations, which repeat ceaselessly eternally, but it refuses insensitive analysis, which wants it to be substantial, to exists rather for itself rather than be seen in a certain way, which is minimalism. Possessing the characteristics of a hexahedral, which is spread out multiplied, the ground plan stays in one surface plane, but contains game theory ideas that induce variations of our perceptive apparatus and is alluring to our imagination, however, repetitiveness and systematization are the common features found in minimal art and his works alike.

 

The birth of illusionism and the minimalism is a critical point in contemporary art, has been trying to break free from the illusion that both are paradoxically connected to an intellect investigation with mathematical method. Although the law of perspective bases on geometry and is consequently a manifestation of a human aspects eventually, minimalism stresses out materiality, which is substance without life, in which thinking of restrained geometric through basic forms of psychological perspective. Jong kyu Park introduces us to a concept called development sensitively amusing us applying the two aspects of humanism and substance properly: this is the motivation of his work.

 

The artist has been fond of taking pictures since adolescence; he is unsatisfied with the fact that the image of picture has disappeared in the past. In order to transfer this image to the present, he once tried to connect a great landscape photograph of a train station to actual rail track. His 'ground plan" work is clearly reflecting the journey from the past to the present, presenting the artist's amusing concept, which gives rise to endless zest. What he seeks through playing with qualities such as photographs, silicon, Perspex, and steel plates is the characteristic of time, which returns property of matter. At we speak the exhibition on the ground plan is going on, showing the process of conversion of hexahedral forms some time in the future and the hexahedral forms also has the possibility to change themselves into ground plans. This time concept speaks of dismantling of diachronic feature that moves from the past to the present as well as to the future. In other words, the past is the very present as well as the future. Here we glance at the artists thought on the boundary between past, present and future, which denies a linear passage of time. This development catches our attention by transforming itself into a Pandora's box, which constitutes dialectic between inside and outside things seen and unseen, closed and opened, rather than the present In this exhibition, the artist presents the work that uses plane surfaces with different heights overlapping and revealing through Perspex and metal work. Using the characteristics of these materials as much as possible, he shows subtleness in transparency and amasses colors in Perspex work, and gives life to the texture of steel, and aluminum. The individual works that maintain the shape of hexahedrals, were ground plans for a long time, he respects the individuality and peculiarity of each item by developing new characteristics every time.

 

An immense concern for the texture of the work makes the artist leave thick and tough traces of brush on Perspex and changes the quality of the material by eroding the aluminum surface and leaving brush strokes too. The property of paint visualizes flowing and stopping as time passes, touching the surface of Perspex it persistently rejects the penetration of it, creating delicate visual effects, harmonizing and overlapping ultramarine blue and cadmium yellow, and combining transparence and translucence.

 

The transition of time can be also felt in the eroded aluminum surface. The effect of nitric acid on the surface of piled up steel exquisitely captures the moment where this toxic chemical encroaches the surface and washes it out, a secret art, discontinues the erosion artificially. The surface is fixated at the right moment, a poly coat for vehicles is applied and locker paint is soaked into a brush, digging into t tenaciously developing unique aesthetics of a texture that nobody can imitate.

 

The work of Jong Kyu Park defies staying in one place, at one moment, and adhered to the wall in one fixed form, may cause copic interest only in the concept, which neither inclines to kaleidos either plane surface nor hexahedral fo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