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ze of Onlookers ㅣ  최진희

 

회화, 조각, 사진, 설치, 비디오 작업 등 다양한 미디엄으로 시각미술 자체의 문제와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의 주요 이슈들을 표현해 내고 있는 박종규 작가의 개인전이 오는 5월 12일부터 6월 30일까지 서울 리안갤러리에서 열린다.

 

박종규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그의 최근 작업들 중 가장 중요한 시리즈인 <Maze of Onlookers>를 선보인다. 이 작업은 전시제목으로 채택될 만큼 이번 전시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CCTV를 사용한 비디오 영상 설치 구조물 작업으로, 서로가 보고 보여지는, 감시하고 감시 받는 현상들이 엉키고 설켜서 그 뚜렷한 경계가 모호해진 현대사회의 구조적 문제들을 조형적인 구조물 안에 비디오 영상들로 보여줌으로써 그 복잡미묘하고 위험한 관계들을 시각적으로 체험해 보는 계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감시 사회의 문제는 비단 정치사회학자들만의 주제가 아니다. 국내외 여러 작가들이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현대 예술에서도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시민들을 범죄로부터 보호하고 범죄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긍정적인 의도로 시작된 CCTV는 현재 노동자 감시나 사생활침해와 같은 인권침해의 영역으로까지 확대되며 촘촘한 감시망처럼 사회 전반의 숨통을 죄는 수준으로 사회 곳곳에 설치되어있다. CCTV가 시민 보호와 범죄 방지라는 초기의 역할을 넘어 소위 “감시 사회”로써 사회 전반에 깊숙이 작동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하는 상태에 이른 것이다. 게다가 앞으로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수 밖에 없다는 우울하고 위험한 딜레마를 인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작가들은 CCTV를 주제로 한 작업들을 보여주었는데, CCTV모형 그대로를 대리석으로 조각해서선보인 아이 웨이웨이(Ai Weiwei, 1958~, 중국)의 작업과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장내부에 설치한 CCTV들의 사각지대를 활용하여 관람객들에게 미술세계의 사각지대에 대한 개념적 질문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오인환(1965~, 한국)의 작업이 그 예다.

 

이에 반해 이번 박종규 작가의 CCTV를 이용한 작업은 이들의 작업보다 더 직접적이고 더 철학적인 맥락에서 사용되었다는점에서 새로운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첫 번째로, CCTV를 보다 전면적으로 사용한다. CCTV와 영상은 통제에 대한 은유나 사회적 감시의 상징으로 사용되기 보다는 지금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실제 환경을 집중적으로 노출하고 경험시키기 위해 사용된다. 감시 사회가 갖는 위험성을 단순히 고발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현상이 우리가 느끼는 것 이상으로 복잡한 구조로 되어있으며, 보호와 감시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사회 전체에 만연하고 있는 관음적 시각구조 하에서 각 개인들이 이미지 유포자인 동시에 소비자가 되는,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현실을 관객들이 시청각적인 공감각적 경험으로 인지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총 21대의 TV 모니터와 영상 스크린을 통해 보여질 작업은 네 개의 파트로 구성된다. 6대의 모니터에서는 리안갤러리 전시장곳곳에 설치된 CCTV에 촬영된 관람객들을, 5대의 모니터에서는 실시간 CCTV 화면이 시간차를 두고 보여진다. 또 다른 6대에서는 우리 주변의 사회 현상과 관련된 영상들이 12배속으로 빠르게 상영되고, 나머지 4대에서는 전체를 아우르는 영상이 구조물 전체와 나머지 스크린들에 쏘여지는 형식으로 나오게 된다.

 

CCTV에 촬영되어 실시간으로 보여지는 관람객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과 실제 촬영 시간과 보여지는 시간의 간격을 조절하여잠시 전의 촬영 영상들이 뒤늦게 보여지는 영상을 바라볼 때 너무도 생경한 것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아도, 혹은 너무도 생소하지 않게 느껴도 문제다.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무수히 많은 장소에서 무심결에 찍혔을 엄청난 양의 CCTV 영상들을 직접 마주하는 순간 감시 사회에 대한 공포감과 불안감이 엄습하며 이질적이고 생경한 감정들이 감각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아니면, CCTV에 찍힌 수많은 영상들 속의 피사체로서 존재하는 우리의 모습이 이미 익숙해져서 거부감 없이 생활의 일부분처럼여겨질 수도 있는 법이다. 슬프게도 일거수일투족이 곳곳에서 노출되는 숨막히는 환경을 저항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우리를발견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두 번째로, 우리들로 하여금 하나의 중요한 철학적 질문에 대해 사유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카메라에 의해 촬영되는 관람객의경우, 실시간 촬영분과 시간 차이를 두고 보여지는 자신의 과거 영상을 동시에 바라보게 된다. 이처럼 과거와 현재의 나를 한시점에서 객관화된 피사체로 바라보는 존재론적이고 현상학적 체험은 시간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가볍지 않은 철학적 질문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Maze of Onlookers>라는 신작 시리즈와 더불어 전시장 전역에 설치되는 영상 작업과 회화 작업, 그리고 조각 작업들은 매우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들 모두 넓은 의미에서 <Maze of Onlookers>라는 작업의 배경이 되도록 설치되었다고 볼 수 있으나,

1층 전시장에 설치되고 보여지는 영상 작업과 지하 전시장 대형 전광판의 영상 작업 모두 개념적으로나 이미지적으로 힘 있는 작업들이다. 작가의 대표 이미지 작업인 픽셀들을 변형하여 만든 선 작업과 점 작업 회화, 이를 확장한 형태의 조각 및 영상 작업들은 이미지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현재 주변 환경에 대한 조형적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지의 최소

단위인 픽셀이 변형되어 구체적인 구상적 형상은 사라졌지만, 추상화된 작가의 작업들은 지나쳐간, 그리고 지금도 지나쳐가고 있는 이미지들에 대한 개념적 작업이다. 1층 전시장에서 보여질 이미지들은 핸드폰 번호를 데이터화하여 오목 스크린과 볼록 스크린에 투영시키는 작업으로, 주민등록번호를 능가하는 새로운 아이덴티티이자 관계를 연결해주는 핵심 코드로서의 전화번호가 갖는 의미를 시각화하여 우리가 매일 사용하고 있는 기기와의 공존이라는 새로운 층위의 세계를 암시한다.

이번 전시의 경험이 현기증을 불러 일으킬 만큼 혼란스럽게 하거나 정신을 혼미하게 한다면 기획 의도가 잘 전달된 것이다.

서로가 보고 보여지고, 감시하고 감시 당하고, 탐닉하고 탐닉 당하는 등 다층적으로 얽히고 설켜있어 일단 시작되면 끝이 나지도 빠져나갈 수도 없는 엄청난 미궁과도 같은 매트릭스의 세계에 대한 경험이기 때문이다.

 

 

최 진 희 ㅣ 전시디렉터

J. PARK 2016 Maze of Onlookers

 

LEEAHN GALLERY Seoul is pleased to present J. PARK’s solo exhibition from May 12 to June 30,

2016. PARK has been focused on representing controversial current social issues as well as those of

visual art through a wide range of media from paintings, sculptures, photographs, and installations to

videos.

PARK presents “Maze of Onlookers,” the most significant series among his recent works of art. The

installation art of CCTV images broadcast in a sculptural structure reflects the structural issues of

modern society characterized by the random mass exposure and surveillance in an intertwined

and ambivalent manner, leading audiences to visually experience the very complicated and risky

relationship between them.

The issue of a surveillance society has been an important issue for specific to political sociologists

and is also a main concern to many artists at home and abroad.

The CCTV originally intended to prevent crimes and protect citizens has now expanded to include

surveillance on workers and invaded the privacy of every corner of society and threatens to suffocate

human rights with its dense web of networked surveillance systems. This perversion of the original

intent and purpose of CCTV cameras and its further ambivalence of a surveillance society is a

depressing and dreary prospect for any thinking person.

Many artists share this dread and have created works of CCTV themed art to sound an urgent alarm.

Quite famously, Ai Weiwei (1958~, China) has created a piece of marble CCTV sculpture. Closer to

home, Inhwan Oh (1965~, Korea) has raised a metaphorical question about remaining blind spots

in the art world in his installation of CCTV cameras installed in the exhibition rooms at the National

Museum of Contemporary Art, Korea.

In contrast to these artists, PARK’s CCTV works are more straightforward and philosophical.

First, PARK’s CCTV images are used not merely to represent or symbolize social surveillance and

control but more to shed light on the contemporary settings of our life for the purpose of vicarious

experiences. He does not just report on the risks of the surveillance society, but also guides the

audiences to audio-visually and synesthetically experience the ambiguous reality where the mass

exposure and surveillance bears complicated structures beyond our imagination, where the distinction

between protection and surveillance becomes blurred, and where the random voyeurism spreads

among individuals consuming such images.

A total of 18 TV monitors and screens are comprised of four parts. While 7 monitors show the

audiences captured by the CCTV cameras installed in the exhibition space, 5 monitors deliver both

real-time and time-lagged CCTV images. Another 6 monitors present the images of phenomena in

society surrounding us up to a 12x speed. The other 4 units carry the overall images projected onto

the entire structure and the rest of the screens.

 

It would be problematic if one felt unfamiliar or very familiar with the real-time and time-lagged images

of audiences captured on CCTV. Upon encountering an avalanche of CCTV images captured

unknowingly anytime anywhere, some may be overwhelmed by fear and anxiety over the strangeness

and unfamiliarity of a surveillance society. Others may feel accustomed to appearing as objects in

CCTV images and take it as naturally as a selfie, a part of modern life’s vanity.

Second, PARK leads the audiences to ponder upon one important philosophical question. The

audiences captured by the camera are supposed to simultaneously watch both real-time and timelagged

images. The existential and phenomenological experience of seeing oneself as objects of

the past and present at the same time may raise questions about time, leading one to ask serious

philosophical questions.

“Maze of Onlookers,” Park’s new series of installed images, paintings and sculptures to be displayed

at the exhibit, may have different implications for different viewers. From a broad perspective, some

viewers may find all these works installed to serve as the background for the “Maze of Onlookers”

from a broad perspective. Yet, the images shown on the first floor and those projected onto the

large electronic display on the underground floor are full of power and strength in terms of both

concepts and imageries. The lines and dots in PARK’s paintings created by modifying pixels, which

are extended to the sculptures and images, may be viewed as the abstracted representations of our

surroundings against the backdrop of inundating images and information. Although concrete forms

vanish because of the modified pixels, PARK’s abstract works conceptualize the images passed

and passing. The images to be displayed on the first floor are the data of mobile phone numbers

projected onto a convex screen, visualizing the meaning of phone numbers as the core codes and

new identities overriding the resident registration numbers and connecting our daily relationships.

If this exhibition makes the audiences feel confused and even dizzy or dazed, the artist’s intention will

hit the bull’s eye as he has created his works to have the audiences experience a world of matrices

akin to a flabbergasting multi-layered and intertwined maze where creatures both actively and

passively see, surveil and indulge in one another with no way out.

Jinhee Choi | Exhibition Director